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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를 숫자로 다시 읽습니다

음식료 업종 2027 전망, 환율이 영업이익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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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 업종 2027 전망, 환율이 영업이익에 들어온다

2027년부터 음식료 기업의 영업이익 숫자가 지금과 달라집니다. 회사가 장사를 더 잘해서가 아니라, 영업이익을 계산하는 규칙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새 회계기준 IFRS18이 내년부터 의무 적용됩니다. 하나증권이 11월 5일 낸 음식료·담배 2027년 전망에서, 지난 5년 숫자를 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봤더니 기존 영업이익과 적게는 2%, 크게는 10% 넘게 벌어졌습니다. 왜 그런지, 어느 회사가 유리해지는지 숫자로 짚어봤습니다.

2027년부터 영업이익 정의가 바뀐다

내년부터 K-IFRS 1118호가 일괄 적용됩니다. 핵심은 손익계산서의 모든 수익과 비용을 영업·투자·재무·법인세·중단영업 다섯 범주로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자·재무·법인세·중단영업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항목은 전부 '잔여 범주'로 묶여 영업이익에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영업외손익으로 빠져 있던 외화환산손익, 유형자산처분손익, 손상차손 같은 것들이 영업이익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항목이 환율입니다.

IFRS18 적용 시 코스피 영업이익 구성 (자료: 함석환 2026 논문, 하나증권)
IFRS18 적용 시 코스피 영업이익 구성 (자료: 함석환 2026 논문, 하나증권)

하나증권이 인용한 연구(함석환, 2026)에 따르면 IFRS18을 적용해 코스피 영업이익을 다시 계산하면 기존 영업이익이 71%, 외환차손익이 15%, 외화환산손익이 12%를 차지합니다. 외환 관련 계정만 합쳐서 27%입니다.

음식료는 반도체처럼 대규모 설비투자가 많은 업태가 아니라 자산 손상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대신 외화 매출채권·매입채권에서 나오는 외환손익과, 원재료를 사면서 거는 파생상품평가손익이 그대로 영업이익에 반영됩니다. 수출 비중이 높아진 업종일수록 체감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같은 회사가 환율에 따라 뒤집힌다

하나증권은 주요 업체의 지난 5년 외환 관련 손익을 가지고 새 기준 영업이익을 추정했습니다. 계산식은 단순합니다. 기존 영업이익에 외환차익과 외환환산이익을 더하고, 외환차손과 외환환산손실을 뺍니다.

결과를 보면 방향이 환율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IFRS18 추정 영업이익의 기존 대비 괴리율, 2024년 vs 2025년 (자료: 하나증권 2026.11.5)
IFRS18 추정 영업이익의 기존 대비 괴리율, 2024년 vs 2025년 (자료: 하나증권 2026.11.5)

원·달러가 14% 오른 2024년에는 KT&G의 새 기준 영업이익이 기존보다 31% 높게 나왔습니다. 대상도 11%, 삼양식품도 8% 유리했습니다. 반대로 CJ제일제당은 13% 낮아졌습니다.

환율이 2% 내린 2025년에는 그림이 거의 반대로 바뀝니다. KT&G는 3% 불리해지고, CJ제일제당은 4% 유리해졌습니다. 회사의 장사 실력은 그대로인데 영업이익 숫자만 자리를 바꾼 셈입니다.

순이익 기준으로 환율 노출이 큰 곳은 KT&G, CJ제일제당, 대상이었습니다. 원화가 강세로 간다면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새 기준 영업이익이 기존보다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하나증권의 판단입니다.

다만 업종 전체로 보면 원화 강세 수혜주는 과거보다 줄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3년 전보다 평균 6%p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삼양식품은 2023년 68%에서 2026년 86%로, KT&G는 28%에서 45%로 올라섰습니다. 해외 비중이 40% 아래인 중소형주 정도가 손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라면 2사, 2027년은 병목이 풀리는 해

회계만 바뀌는 해는 아닙니다. 대형 수출주 입장에서 2027년은 그동안 못 팔았던 물량을 만들 수 있게 되는 해입니다.

삼양식품은 연말 중국 자싱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 11.3억 개 생산 설비로, 기존 캐파 대비 40% 늘어납니다.

2027년 가동 예정 라면 신공장 생산능력 (자료: 각 사, 하나증권)
2027년 가동 예정 라면 신공장 생산능력 (자료: 각 사, 하나증권)

중국도 밀양 공장처럼 정상 가동까지 시차가 걸리고 분기 감가상각이 30억원가량 늘어나지만, 매출이 붙으면서 생기는 이익 레버리지가 더 클 것으로 하나증권은 봤습니다.

더 중요한 건 밀양에 생기는 여유분입니다. 이 물량이 미국과 유럽으로 갑니다. 2분기에 유럽 수출이 분기 1천억원을 넘었는데, 유럽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4개로 아시아 주요국 평균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미국과 남미가 13개 내외인 걸 감안하면 아직 남은 공간이 큽니다.

농심은 부산 녹산공장을 연내 시가동합니다. 라인을 8개까지 채울 수 있는 규모인데 우선 3개를 돌려 연 5억 개를 만듭니다. 수출 전용 공장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유럽 매출을 4배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숫자로 본 2027년

하나증권은 커버리지 합산 기준으로 2027년 매출이 4.7%, 영업이익이 11.8%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업종 컨센서스도 12% 내외로 비슷합니다.

눈여겨볼 건 KT&G를 빼고 봤을 때입니다. 2026년은 KT&G를 제외하면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소폭 줄어드는데, 2027년은 빼고 봐도 11% 안팎 증익이 전망됩니다. KT&G 하나가 만든 숫자는 아닙니다.

올해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소재 업체의 B2B 판가 인하, 전쟁과 고환율로 인한 원부자재 투입가 상승, 그리고 내수 소비 부진입니다. 내년 증익의 상당 부분은 여기서 나오는 기저효과입니다.

주가는 이미 한 번 움직였습니다. 2026년 하반기 코스피가 31% 빠지는 동안 음식료·담배 업종 지수는 6% 올랐습니다. 종목별로는 빙그레와 롯데웰푸드가 24%, 농심이 18%, KT&G가 13% 상승했습니다.

그런데도 밸류에이션은 낮은 편입니다. CJ제일제당의 12개월 선행 PBR은 0.4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이고, 중소형주도 0.5배 내외에서 거래 중입니다.

하나증권은 Top Pick으로 삼양식품(BUY, 목표주가 18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글로벌 판가 인상과 중국 캐파 확장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관심종목은 원화 강세 수혜와 기저효과를 꼽아 CJ제일제당(BUY, 37만원)을 제시했습니다. 11월 3일 종가는 각각 1,173,000원과 176,700원입니다. 커버리지 11개 종목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모두 종전과 같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

시점이벤트왜 보는가
2026년 연내삼양식품 중국 자싱 공장 완공기존 캐파 대비 40% 증가분이 언제부터 매출로 잡히는지
2026년 연내농심 부산 녹산공장 시가동3개 라인 연 5억 개가 수출 물량으로 돌아가는지
2027년 1월~K-IFRS 1118호 의무 적용첫 분기 실적부터 영업이익 기준이 달라짐. 전년 동기 비교에 주의
2027년 말오리온 진천통합센터 완공 예정미국 수출 확대 계획의 실행 여부

환율은 이제 영업외 변수가 아니라 영업이익 안의 변수입니다. 분기 실적을 볼 때 기존 기준과 새 기준 중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IFRS18이 적용되면 회사가 실제로 돈을 더 버는 건가요?
A. 아닙니다. 현금흐름이나 순이익은 그대로입니다. 영업외손익에 있던 항목이 영업이익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라 영업이익 숫자만 달라집니다. 그래서 2027년 실적을 2026년과 비교할 때 기준이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Q. 원화가 강세면 음식료주는 다 좋은 건가요?
A. 예전만큼은 아닙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올라가면서 영업이익 민감도가 낮아졌고, 원화 강세 수혜 종목 수도 줄었습니다. 하나증권은 해외 비중이 40% 이하인 중소형주 정도가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IFRS18 기준에서는 CJ제일제당·대상처럼 환율 노출이 큰 곳의 영업이익이 기존보다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

2027년 음식료 업종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는 회계 규칙 변경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생산능력 확대입니다.

회계 쪽은 환율이 영업이익에 직접 들어오면서 최대 2%에서 10% 넘는 차이를 만듭니다. 원화 방향에 따라 유불리가 회사마다 갈립니다. 생산 쪽은 삼양식품과 농심의 신공장이 그동안의 수출 병목을 푸는 구간입니다.

확인할 지점은 두 개입니다. 신공장이 언제부터 매출로 잡히는지, 그리고 2027년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어느 기준으로 발표되는지입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추정치는 증권사 전망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자료: 하나증권 음식료/담배 2027년 Outlook(2026년 11월 5일), Quantiwise, 각 사 자료, 함석환(2026) 'IFRS 18 도입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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